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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 개인전 - '우화집' [2022.7.25~8.20]

내가 그리는 동물은 인간의 거울이다.

인간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조차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인간의 의도와 욕망을 직접적으로, 확실하게 나타낸다고 여겨지는 언어조차도 본래 의도와 정확히 1:1로 대응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 이외의 동물은 모든 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할까?
우린 동물은 그저 본능과 직감에 따라 그대로 행동하니,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동물을 보지 않는다. 우리는 동물의 직접적이고 원초적인 표현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우리는 동물의 몸짓과 울음소리, 순간 포착된 동물의 포즈 등 그 모든 것을 종합하여 동물을 사람스러운 존재로 변하시킨다.

어떠한 것도 직접적으로 표현을 하지 못하는 인간은 그 특성을 동물에게도 부여하고 있다.

나는 동물이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는 매체로서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고 여겼다.
내 작품에서 동물은 인간의 단면을 나타내는 초상이자 거울이다.